소기의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쓰여진 책이다.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성 컨텐츠가 많다. 알게 모르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던 문제들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서비스들이다. 저자는 이들의 문제 해결 및 성공 스토리를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자 한 것 같다. 그러나 워낙 새롭고 흥미로운 서비스들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시야를 넓히는데 더 집중하게 되었다. "벌써 이런 것도 만들어 졌구나! 다음에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면 참 좋겠다" 책을 읽는 내내 했던 생각이다. 물론 내가 겪고 있는 문제들과 관련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었지만 말이다.
저자는 '루키'라는 개념을 '남들보다 조금 일찍 미래를 살며 미래와 현재 사이에 다리를 놓는 사람들'이라 정의했다. '척박한 미래의 땅을 풍요로운 오아시스로 만드는 개척자들'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내가 알던 루키는 그냥 '신인 선수'이다. 저자가 '루키'라는 단어를 조금 과하게 새롭게 정의한 것인지, 이미 외국에서는 그러한 의미로도 사용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책 첫머리에 출처가 불분명한 한번의 정의 설명 이후 '루키'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계속 사용된다. 읽는 내내 내가 알고 있던 뜻과의 괴리감으로 인해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12가지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가 소개된다. 그 중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던 서비스는 레드벨벳벤처스의 나의 보험 정보앱 '보맵'과 코딩 교육 서비스 '코드 스테이츠' 이다. 그간 전 직장이 안정적이라 생각했어서 보험을 여유있게 들어두었던 거 같다. 막상 미래를 기약하며 당장의 월급여를 조금 줄여서 이직을 하고나니 월고정지출 비용 중 가장 먼저 정리해고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는 항목이 보험료였다. 보험은 내가 직면할 수 있는 각종 위험에 대비해 안심감을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우리 가족들의 건강 보험류를 자동차 보험과 마찬가지로 저축되는 비용이 없도록 소모성으로 설계 하긴 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실비 보험이 있는데도 언제 아플지 모를 질병의 진단비를 위해서 다달이 이만큼씩 돈을 내고 안심감을 사야 하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보맵앱은 한번의 인증 과정을 통해 내가 가입하고 있는 모든 보험 정보를 가져와서 보험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준다고 한다. 과보장 내역도 보여준다니 보험료를 정리하고픈 내 입장에서는 당장 필요한 앱이라 생각됐다.
코드스테이츠는 미국의 유명한 코딩 교육 기관을 벤치마킹하여 유사한 체계로 한국에서 운영되는 코딩 교육 기관이다. 전팀에서 화장품 제도 전문가인 친구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파이썬을 공부하고 그것으로 프로그램도 만들어 주식 투자에 응용하는 것을 보고 신선한 자극을 받았었다. 어렸을 때 GW-BASIC으로 DOS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아주 막연한 꿈을 잠시 꾸었었다. 그리고 나같은 놈은 이번 생에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코드 스테이츠 같은 곳에서 빡시게 20주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개발자로도 취업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안 그래도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기술을 새로운 산업 환경에서 융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게 없나 생각하고 있었다. 실용적인 교육과정을 통해서 몇 달만 고생하면 프로그래밍의 흐름을 알고 간단한 것은 직접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도전 의식이 생겼다. 목표로 삼고 있는 수준까지 영어 실력을 업그레이드 하고 나면 꼭 도전해야겠다.
열심히 스타트업을 일구어낸 이른 바 '루키'들에게서 배워야겠다고 생각되었던 점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이다. 그들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생겼을 때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나 본인의 역량 보다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더 집중했다. 부족한 분야는 그 분야에서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찾으면 된다는 것이 그들이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이다. 그들은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지에 집중하여 솔루션들을 만들어갔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통해 나는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지금의 회사는 20여년간 유산균만을 제조해 오던 회사이다. 화장품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 그렇기에 화장품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나의 생각과 의견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그런 만큼 나의 경험과 역량의 테두리 안에 갇혀서 그저 그런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전문가분들을 찾아 조언을 구하고 고객도 더 만나보고 적극적인 관찰과 조사를 해야 그나마 조금 더 새롭고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 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구체적인 방법들을 고민해 봐야겠다.
어찌보면 매거진 같이 흥미 위주로 쉽게 쉽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12명의 '루키'들이 사업 기회를 찾고 어려운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며 성장하는 스토리를 통해 내가 현재 처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그들의 자세, 방법, 새로운 관점들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
이기도 했다. 다양한 스타트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견문을 넓히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학습 기록 >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문지능, 아이작 유 (0) | 2018.11.03 |
---|---|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신영준 & 고영성 (0) | 2018.10.25 |
어서와, 리더는 처음이지, 장영학 (0) | 2018.10.12 |
디자인씽킹으로 일 잘하는 방법, 김형숙 외 (0) | 2018.10.03 |
굿 라이프, 최인철 (0) | 2018.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