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로 근무지를 옮기기 전이니까 아마 2012년 아니면 2013년이었을 것이다. 연구소에서는 한 때 디자인 씽킹이 화두였다. 당시 여러 비즈니스 매거진이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씽킹을 통한 혁신 상품 개발 사례를 다루었던 것 같다. 혁신 상품이 고팠던 회사의 경영진들은 그러한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직원들이 디자인씽킹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를 바랐다. 당시 나는 엄청난 업무 로드로 인해 메인 업무 외에 회사에서 권하는 업무나 작업에 대해서는 늘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디자인씽킹도 관심 밖이었다.
그러던 것이 실제로 상품을 기획해서 실적을 내야하는 입장으로 바뀌니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전자도서관에서 "디자인씽킹으로 일 잘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대여했다.
디자인 씽킹을 어떻게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지 찾아보았다. 하나의 쉬운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조금 어려웠다. 책에서 찾아낸 디자인 씽킹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디자인 씽킹이란 "수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요구를 공감하고,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야 하며 해결책을 향해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실행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말한다." 비교적 앞부분에 정의 문장이 등장하는데, 책을 끝까지 읽고 다시 읽어 보면 책에서 설명하였던 디자인씽킹의 방법론이 한단계씩 연상된다.
"수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요구를 공감하고" - 고객 인터뷰와 고객 관찰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야 하며" - 고객 조사를 기반으로한 인사이트 도출 및 아이디어 발전 과정을 의미한다.
"해결책을 향한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실행하고 학습하는 과정" -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디자인 씽킹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로 저자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성격이 변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즉, 디자인 씽킹과 대조되는 비즈니스 씽킹을 통한 문제해결 방법이 슬슬 한계를 보이기 때문이라 해석할 수 있다. 비즈니스 씽킹은 분석과 논리를 기반으로 한다.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비즈니스 씽킹을 따르는 사람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트렌드를 분석하고 전문가 인터뷰, 베스트 프랙티스 서칭을 통해 단계별 실행 전략을 구상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론은 정형적인 문제해결에 보다 더 적절하고 비정형적 문제 해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과거에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비정형적, 미래지향적 성격을 지닌 문제들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 공감에서부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저자는 가상의 사례를 통해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설명해준다. 다양한 곳에서 들어왔던 일부 내용들을 제외하고 기억해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크게 두 부분 정도 되는 것 같다.
1. 관찰 대상: 고객 심층 인터뷰나 고객 관찰 대상으로서의 고객은 해당 문제 상황에 많이 직면하는 헤비 유저(heavy user)가 적합하다는 내용이다. 이용 행태가 많은 고객이 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을 가지고 있거나 불평/불만을 자신만의 자구책으로 해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고객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헤비 유저를 인터뷰하고 관찰하는 것이 적당하다.
2. 인사이트 도출 방법: 친화도법, 공감지도, 사용자 여정지도라는 명칭의 고객 관찰 또는 인터뷰의 정리 방법이다. 고객의 고충을 알고 공감하기 위해 고객의 행위를 정리하는 방법들이다. 친화도법은 관련성이 있는 코멘트, 고객행위, 결과들을 묶어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법이다. 공감지도는 고객의 입장에서 그들의 오감을 비롯한 다양한 관점의 질문을 던져 사용자의 행동패턴을 정리하는 방법이다(말하고, 행동하고,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끼고, 고통을 느끼고, 무언가를 얻는). 사용자 여정지도는 고객 경험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서비스 또는 상품을 이용하는 경험의 흐름을 나열함으로써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세 가지 방법의 핵심은 얼마나 고객의 감정, 생각, 고충을 공감하느냐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저자가 제안하는 디자인씽킹에 의한 문제해결 방법만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때는 비즈니스 씽킹이라 불리우는 방법론으로 접근하였을 때 조금 더 효율적으로 성과를 낼 수도 있고, 두 가지 방법 모두 유사한 결과를 내느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핵심은 얼마나 고객 관점에서, 고객의 고충과 니즈에 공감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방법론은 방법에 대한 논의일 뿐이다. 저자도 저자가 제안하는 프로세스에 얽매이는 것보다는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듯 생각을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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