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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버리기



퇴직 후 숙원 사업! 쌓아둔 쓰레기 버리기이다.

 

집에는 애들이 가지고 놀다가 부서진 장난감들이 엄청 많았다. 평소 장난감을 많이 사주진 않지만, 사촌 형, 누나들이 사용하던 것들을 물려받다 보니 개수가 점점 늘어났다. 그리고 게네들은 점점 불구가 되어 갔다. 원래부터 성치 않았던 놈들이었는데, 우리 애들이 가지고 놀다 보니 점점 더 망가져갔다.

 

와이프는 일단 눈에 보이는 생활 환경이 깔끔하게 정리된 걸 좋아한다. 그래서 너저분하게 깔린, 제대로 작동도 안 되고, 아이의 눈에 안 보이면 아이가 잘 찾지도 않는 그런 놈들은 창고로 사용하는 방에 모두 모아 두었었다. 고이고이 쌓아두니 엄청나게 모여있었다.

 

언제 가는 거기에 모아둔 장난감을 '버려야지!', '버려야지!' 하면서도 실천이 잘 안 되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습관적인 행동들만 하다 보면 눈에 잘 안 보이는 공간에 차곡차곡 모아둔 것들을 내다 버리는 특별한 짓을 생각도 못 하기 때문이다.

 

결국은 회사를 그만두고서야 창고 방에 모여 있는 쓰레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버려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이 되었다. 쟤네들을 플라스틱으로 분류해서 버리려면 나사를 풀고 부품들을 모두 분해해야 한다. 안 그래도 귀찮아서 계속 방 한구석에 모아두었던 것들인데,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기까지 3주 밖에 없는 귀중한 시간을 장난감만 분해하다가 끝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는데 딱 "정답이다"라고 느껴질 만한 답은 찾을 수 없었다. 주로 맘스 카페에서 올라온 질문과 대답이 검색되었는데, 어떤 사람은 그냥 플라스틱 분리수거함에 버렸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종량제 봉투에 버렸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종량제 봉투는 내가 내 돈 내고 폐기물을 버리는 건데 그냥 거기에 버리면 안 되나 싶긴 했었는데, 장난감에는 너무나 다량의 플라스틱이 섞여 있어 그냥 종량제에 버리기엔 찝찝함이 컸다. 찾아보니 어느 게시판에서는 일반 쓰레기봉투에 재활용품을 넣으면 과태료를 문다는 글도 있었다.

 

결국 관리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여쭤보았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찾는 것도 좋지만, 답답할 땐 누군가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빠르다. 관리실 직원분께서는 편의점에 가면 주황색 폐기물 봉투를 파는데 거기에 버리라고 알려주셨다. 주황색 폐기물 봉투가 어떤 용도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구세주를 만난듯한 느낌이었다. 집 앞 편의점에 가서 사장님께 봉투의 용도에 대해 여쭤보니 이불이나 장난감 같은 것들을 주로 이 봉투에 넣어서 버린다고 했다.

 

60리터 봉투와 30리터 봉투를 구입하여 일단 모아두었던 장난감과 삭아서 사용하지 않는 아기용 라텍스 담요를 버릴 수 있었다. 새로운 회사로 출근하기 전에 이것만큼은 꼭 해결해야지 싶었는데 눈엣가시 같았던 것들은 처리할 수 있어서 너무 홀가분하고 상쾌했다.

 

이후 황색 폐기물 봉투를 키워드로 그것이 무엇에 쓰는 봉투인지 다시 한번 검색을 해보았다. 처음에 장난감을 어떻게 버려야 되나 검색했을 때보다는 '쓰레기 버리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주황색 폐기물 봉투는 '가정 사업계 쓰레기' 봉투라 불리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는 도통 모르겠다. '가정'이란 단어와 '사업계'란 단어를 이어붙여 놓았는데, 뜻을 유추하진 못하겠다. 아무튼 어렵사리 찾은 링크를 통해 황색 봉투에는 '신발, 가방 가죽제품, 이불, 인형, 폐벽지, 장난감, 폐목재 등 가정에서 발생한 사업계 쓰레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기에는 무언가 찝찝하고 대형 폐기물로 분류해서 스티커를 구입하기 아까운 것들은 다 때려 넣어도 되겠단 생각은 들었다. 이제는 웬만한 것들은 고민 없이 버릴 수 있으리라.

 

끝으로 쓰레기봉투의 종류와 그것에 담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소상하게 정리해둔 인천 서구청의 홈페이지를 링크로 남긴다. (다른 도시에서도 같은 색상으로 봉투가 구분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http://www.issi.or.kr/clean/design/contents.asp?code=1011&lef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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