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에도 전 직장의 전자도서관을 1년 넘게 이용했었다. 회사는 퇴사와 함께 나의 개인 정보를 삭제했지만, 도서관은 협력사의 사원 정보를 바로 정리하지는 않았던 듯 싶다. 그냥 한번 들어가 봤는데 1년간 별탈없이 도둑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7월부터 로그인을 할 수가 없었다. 업데이트를 했던 건지, 사원정보를 정리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며칠전 회사 동료에게 나는 아직도 전 직장의 전자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다고 자랑했었는데, 입이 방정인 것 같다. 자랑하자마자 서비스가 막혔다.
1년에 빌려서 보는 책이 20~30권 정도 됐었으니 한권에 만오천원씩 치면 30~45만원 정도 추가 지출이 생긴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이용할 수 있는 월정액 도서 대여 서비스를 검색해 보니 '밀리의 서재'와 '리디북스'에서 제공하는 '리디셀렉트'라는 서비스가 있었다. '밀리의 서재'는 월 9,900원에 이용할 수 있고 '리디셀렉트'는 월 6,5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디셀렉트는 리디북스를 깔면 하단 메뉴 중 정 가운데 메뉴를 통해 진입할 수 있다.)
선배한테 '밀리의 서재' 2달 무료 쿠폰을 받은 게 있어서 '밀리의 서재'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무료 한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쿠폰을 이용할 경우 총 3달간 무료로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밀리의 서재'는 신세계였다. 그간 전 직장의 전자 도서관이 답답한 점이 있었다.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전자책의 수가 제한적이라 회사에서 새롭게 들여 놓은 전자책을 재빠르게 대여하지 않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인기있는 책의 경우 몇 달을 기다려야 읽을 수 있게 된다. 인기있는 트렌드 코리아 20XX 시리즈는 사람들의 경쟁을 피해 다음 년도에야 읽으면서 트렌드를 복습한 경험도 있다.
회사가 운영하는 전자도서관에서는 회사가 들여 놓은 책만 볼 수 있다. 경제, 경영, 마케팅 서적 중심이다. 한 동안은 책을 들여 놓지 않아 구미에 맞는 책을 찾느라 옛날 도서들을 뒤지고 또 뒤져도 구미가 당기는 책을 찾지 못하고 서점으로 향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밀리의 서재는 기존 회사의 도서관 보다 훨씬 많은 양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었고, 신간 도서 업데이트도 당연히 빠른 듯 했다. 도서의 수는 약 3만권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자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월정액 서비스의 경쟁력 중 한 가지 요소가 바로 얼마나 다양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전자책 콘텐츠를 제공해 줄 수 있느냐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밀리의 서재는 리디북스를 다소 앞서고 있는 듯했다. 단순 수치상의 비교이기 때문에 얼마나 내가 원하는 양질의 전자도서들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둘 다 겪어보지 않고 섣부르게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아무튼 세 달간은 밀리의 서재를 이용해 보면서 누릴 수 공짜 혜택을 최대한 누려봐야겠다. 그 후 리디북스로 갈아타서 월 6,500원짜리와 9,900원짜리의 차이를 체험해 보고자 한다.